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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Half stitch out

PK들도 실습을 돌면서 많은 것을 해보고 싶어하는 경향이 있다.

지방병원으로 실습을 나가는 우리 병원 PK들은 1주일 정도 지방 중소 병원에 가서 지낼 경우가 있었다. 그 곳은 평소 환자도 그리 많지 않고, PK들로써는 서울 본원과 같이 구경꾼의 역활이 아닌, 예비의사로써 마음껏 폼을 잡을 수 있는 그런 곳이었다.(잘 모르니까?) 그리고 인턴 숙소에서 잠을 자게 되는데 여기에는  친한 선배들이 레지던트로 가있는 경우가  많았다.

그러던 어느날 밤..

일반외과 레지던트 1년차와 친한 PK가 그 병원으로 실습 초기에 가게 됐는데.. 이곳에서 불쌍한 1년차의 일하는 모습을 보고 있자니 후배로써 존경하는 선배를 도와주어야겠다는 진한 의리감에

"형! 제가 뭐 도와드릴 것 없어요"
"없어. 네가 할 것이 뭐있겠니?"
"아니!! 형 나를 뭘로 보는거야. 그래도 비록 한바늘이지만 suture도 해보고.. 할 것은 다 해봤어요"
"음 그럼 314호에 김00 환자가  있는데 그 분 panperi로  수술한 분이거든 오늘 half  stitch out하실 분이니까. station에 가서 needle 달라고 해서 half stitch out 좀 해라. 나 응급실 콜 있어서 가봐야해.. 잘 할 수 있지."
"그럼요 그 정도야.."

자신있게 대답한 PK는 씩씩하게 station에 가서 'stitch  out 하게 needle 주세요' 하고 314호에 가서 half stitch out을 했다. 그리고 응급실에 전화하여 GS R1 선배에게 잘했다고  이야기하고 친절하게 그런 기회를 준 것에 대한 감사의  공치사까지 하고 전화통화를 끝냈다.그리고 가서 잤다.

그리고 다음날..

아침 회진시간에 staff랑 회진을 돌던 일반외과 의국원은 모두 뒤집어졌다.

그 PK가 정확하게 suture line의 반을 나누어 stitch out을 해 놓았기 때문이다.

%% 원래 half stitch out은 교대로 실밥을 잘라내는 것인데 위의 PK는 suture line의 반을 말 그대로 half stitch out을 해 버려서 상처가 아침에 그 쪽으로 쫙 벌어져서 그 환자는 다시 suture를 해야만 했다. 그리고 그 레지던트는 끌려가서 한밤의 곡소리를 내야 했고 그 후 그 PK는 그 선배를 한동안 피해서 병원을 다녀야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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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과대학을 다니면서 가장 설레이는 순간이 본과 1학년 해부학 실습때와 본과 3학년에 시작하는 임상 실습하던 시기입니다. 사람이 살면서 가장 긴장하는 순간들이 있는데 의과대학생은 고등학교 4학년 5학년 6학년 처럼 살게되면서 가장 긴장되고 흥분되는 시기가 그 2시기입니다. 그래서 가장 기억에 많이 남게 되는 것 같습니다. 저도 그런 시기가 있었고 그 시기에 있었던 이야기들은 생각나는대로 적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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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학생 R part 야 ?"

1989년 본과 3학년 때 본원에서 의대 실습을 돌고 있던 의대생 예비의사일때 이야기 입니다.  (폴리클이라고 하기도 하고 PK라고 하기도 하는 학생의사의 준말입니다. )

사람들은 긴장하면 아무 생각이 나지 않고 또 잘못 생각하는 경우가 있다.

안과 수술 실습 때 일이다.

우리 병원 안과에는 까다롭고, 어떻게 보면 날카롭기도  한 여자 staff 선생님이 계셨다. 그래서 이분 수술에 들어가는 실습 날이면 많은 질문 공세에 시달릴 각오를 하고 들어가는 경우가 많다. 조용히 미경이 구멍을 보면서 조용히 수술을 하시다가 가만히 고개를 드시며 학생을 째려보면서 아주 어려운 해부학적인 구조물에 대한 질문이나 생리학적인 기전 등을 물어 보시고 잘 대답을 못하면 그냥 혼나는 것이 정해진  코스였다.

이교수님의 평소 지론이 학생을 잘 챙겨 줘야지 하는 생각이 많으신 분인데, 학생 입장에서 보면 이것이 괴로운 것일 때가 많았다. 왜냐하면 안과 수술은  주로 현미경을 보면서 operator와 1st  assister만 미경이구멍을 뚥어지게 보고 나머지 학생들은 대부분 그냥 서 있거나 돌아가면서 잠깐 잠깐 보게되는 경우가 많고, 시끄러운 소리도 별로  안 나고, 조용하게 진행되는 수술이 대부분  아닌가? 그래서 많은 실습생이 인턴과 레지던트 1년차와 같이 종종 졸기도 하는데..

그러던 어느날...

R part(우리 학교 PK 실습조는 A1, A2, B1, B2.... 로 나눈다)에 속하던  학생 3명이 조용한 안과 수술방에서 첫번째 안과 수술 실습을 하던 중이였다.  물론 그날도 꾸벅거리면서 지속적으로 선생님의 수술을 긍정적이라는 sign을 온몸으로 열연하던 실습생이 있었다. 수술 중간쯤 안과 여자 staff 선생님이 자기 지도학생인 R part PK인지가 갑자기 궁금하셔서  조용히 현미경에서 눈을 띄며 서있던 PK 중에 한명에게 물었다

"학생 ! 자네 R part 인가 ?"

그러자 눈을뜨고 잠을 자는 신기술을 가지고 있던 가면 상태에서 정신이 몽롱했었던 학생은 잠이 확 달아나며 무슨 질문인지 잘 못 알아들은 상태로 긴장하며..

"네 ?"
"R part 냐고"
"네 ? 아닌데요."
"어 그럼 뭐야 ?"

"음 ~ 음 ~ 저는 연립주택인데요."

순간 수술실은 서늘한 냉기가 흐르고 수술은 30분간 중단이 되었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