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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 뛰어놀던 아이가 갑자기 무릎이 아프다며 자지러지고 제대로 걷기조차 힘들어하면 부모는 당황하게 마련. 어린아이라 증상을 제대로 설명하지 못하는데다 외상이 없고 통증 또한 드문드문 나타나다 보니 아이가 자라면서 한 번씩 앓는다는 성장통인가 싶어 그대로 지나치는 경우도 많다. 하지만 문제는 성장통이 아니라 소아 관절염일 수도 있다는 것. 치료 시기를 놓치면 병이 악화되거나 성장·발육에 지장을 받을 수 있으므로 주의해야 한다.

이처럼 외상 없이 아이가 지속적인 무릎 관절통을 호소할 때는 세 가지 질병을 의심해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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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번째는 기질적 이상 없이 나타나는 하지 통증인 ‘성장통’을 들 수 있다. 주로 3~12세에 발생하며, 활동량이 많은 남자아이에게 더 많이 나타나는데 전체 어린이의 10~20%가 겪을 정도로 흔하다. 낮에는 멀쩡하게 잘 놀다가 저녁이나 밤중에 허벅지, 무릎, 종아리의 통증을 호소하는 것이 특징. 보통 양쪽 다리가 동시에 아프며 아침에는 언제 그랬느냐는 듯 멀쩡하다. 또 한동안 증상이 없다가도 수일 또는 수개월 후 재발하기도 한다. 무릎을 봤을 때 붉게 변하거나 붓는 등 염증은 찾아볼 수 없으며, 아프다는 부위를 눌러도 특별히 더 심한 통증을 호소하지도 않는다. 아픈 횟수도 많아야 1주일에 두세 번 정도.

두 번째는 ‘일과성 관절염’을 들 수 있다. 주로 감기 바이러스가 관절 내에 침투해 생기는데, 관절 부위의 염증과 주위의 근육 경련으로 걷거나 움직일 때 심한 통증이 나타난다. 일과성 관절염의 특징은 통증과 함께 미열이 지속된다는 점. 통증 부위 관절을 엑스레이로 촬영하면 관절의 간격이 넓어진 걸 확인할 수 있다. 통증 관리를 하면서 기다리면 한 달쯤 지나 증상이 자연스럽게 호전되는 것이 특징이다.

세 번째로 ‘소아 류머티즘성 관절염’을 들 수 있다. 의외로 돌 이후 3세 미만 여자아이에게서 발병률이 높은데, 성장통이나 일시적인 관절통과 다른 점은 증상이 6주 이상 지속된다는 것. 또 39℃ 이상의 고열이 2주 이상 나타난 뒤 관절염 증상이 나타나기도 한다. 열날 때는 괴로워하던 아이가 열이 떨어지면 아무 일 없다는 듯 잘 논다. 또 통증이 저녁뿐 아니라 낮에도 있고 주무를수록 더 심해지며 통증 부위의 피부색이 변하기도 한다. 아이들은 쉽게 통증을 느끼지 못해 모르고 방치했다가 염증이 진행돼 관절이 파괴된 후에야 병원을 찾는 경우도 있으므로 주의 깊게 관찰해야 한다.

어떻게 대처할까?

성장통의 원인은 아직까지 정확히 밝혀지지는 않았지만 뼈가 자라는 속도를 근육과 힘줄이 따라가지 못해 발생하는 것으로 추정한다. 뼈는 밤에 자라고 근육, 인대와 주변 조직은 낮에 자라기 때문에 일종의 근육통이라고 보는 의견도 있다. 소아 류머티즘성 관절염 또한 원인이 명확하게 규명되지는 않았지만 감염, 자가면역성, 신체적 부상, 스트레스 등을 원인으로 꼽힌다. 유아에게 생기는 관절통은 대부분 치료를 통해 충분히 완치될 수 있으므로 너무 크게 걱정할 필요는 없다. 하지만 증상에 따라 항생제를 처방하거나 장기간 치료가 필요할 수 있으므로 아이의 상태를 꾸준히 살피는 것이 중요하다. 일과성 관절염의 경우 어느 정도 시간이 지나면 자연스레 좋아지지만, 소아 류머티즘성 관절염은 성장에 큰 영향을 끼치므로 발견 즉시 염증과 통증을 억제하는 치료를 1~2년 받아야 한다.

성장통의 경우는 꾸준한 마사지만으로도 증세가 많이 호전된다. 잠들기 전 팔다리를 주물러주거나 간단한 스트레칭을 하는 것도 통증 완화에 도움이 된다. 따뜻한 물수건으로 통증 부위를 찜질하면 긴장된 근육이 풀어지므로 아이가 통증을 호소한다면 꾸준히 해줄 것.

기획/ 황선영 기자 사진 / 조병선 도움말/ 손용규(방배GF소아청소년과 원장)